오늘은 V. 파우스뵐이 번역한 숫타니파타에 수록된 8편의 시에서 카마숫타(욕망) 구핫타카숫(동굴), 두탓타카숫타(분노), 숫닷타카숫타(청정)을 소개해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8편의 시: 욕망
욕망을 피해야 한다.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 잘될 때는, 그는 참으로 인간이 갖고자 하는 것을 얻어서 기뻐한다. 욕망을 이루고자 탐욕이 생긴 사람이 만일 욕망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 그는 화살을 맞은 사람처럼 괴로워 번민한다. 뱀의 머리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처럼, 모든 욕망을 피하는 사람은 바른 생각을 하고, 이 세상의 애착을 넘어선다. 농토, 집터, 황금, 소와 말, 노비, 고용인, 부녀, 친척, 그 밖에 여러 가지를 탐내는 사람이 있다면, 온갖 번뇌가 그를 이기고 위험과 재난이 짓밟고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마치 파손된 배에 물이 새어들 듯이. 그래서 사람은 항상 바른 생각을 지키고, 모든 욕망을 회피해야 한다. 배에 스며든 물을 퍼내듯이. 그와 같이 욕망을 버리고 강을 건너 피안에 도달한 사람이 되라.
동굴
누구도 생존과 욕망에 집착하지 말라. 동굴(육신) 속에 머물러 집착하고, 온갖 번뇌에 덮이어 어리석음에 빠져 있는 사람, 이러한 사람은 집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참으로 이 세상의 욕망을 버리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욕망에 따라 생존의 쾌락에 붙잡힌 사람들은 해탈하기 어렵다. 남이 그를 해탈시켜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래와 과거에 집착하면서 눈앞의 욕망에만 빠져든다. 그들은 욕망을 탐하고 거기에 빠지고, 인색하고 옳지 못한 일에 익숙하지만 죽을 때에는 괴로움에 짓눌려 슬퍼한다. 『여기서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될까?』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여기서 배워야 한다. 세상에서 옳지 못하다고 하는 그 어떤 일에도 휩쓸려서는 안 된다. 사람의 목숨은 짧은 것이라고 현자는 말하지 않았던가? 생존에 대한 집착에 붙들려 이 세상 사람들이 떨고 있는 것을 나는 본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생존에 대한 집착을 떠나지 못한 채, 죽음에 직면하여 울고 있다. 내 것이라고 집착해 동요하는 사람들을 보라. 여러 가지 생존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현자는 양극단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고, 감관과 대상의 관계를 잘 알아서 탐하는 일이 없다. 자기 자신조차 비난할 만한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보고 듣는 일에 팔리지 않는다. 생각을 가다듬고 거센 강을 건너라. 성인은 소유하고자 하는 집착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으며, 번뇌의 화살을 뽑아 버리고 열심히 정진하여 이 세상도 저세상도 바라지 않는다.
분노
성자는 비방하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견해를 벗어던지고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마음에서 화를 내고 남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다. 또한 마음이 진실한 사람도 남을 비방하는 일이 있다. 비방하는 말을 들을지라도 성인은 동요하지 않는다. 성인은 어떤 일에도 마음이 거칠어지지 않는다. 욕심에 끌리고 소망에 붙들린 사람이 어떻게 자기 견해를 초월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고, 또한 아는 대로 떠들 것이다. 누가 묻지도 않는데 남에게 자기의 계율과 도덕을 자랑하는 사람, 스스로 자기 일을 떠들고 다니는 사람은 거룩한 진리를 갖지 못한 사람이다.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말한다. 마음이 평안하고 안정된 수행자가 계율에 대해 나는 이렇게 하고 있노라 하면서 뽐내지 않고, 이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번뇌에 불타지 않는다면, 그는 거룩한 진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진리에 도달한 사람들은 말한다. 때 묻은 교법을 미리 만들고 고치며, 치우쳐서 자기 안에서만 훌륭한 열매를 보는 사람은 흔들리는 평안에 의존하는 것이다. 모든 사물에 대한 본질을 확실히 알고 자기 견해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비좁은 견해의 울타리 안에 갇혀 진리를 등지고 또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사악함을 물리친 사람은, 이 세상 어디를 가든 모든 살아있는 것에 대한 편견이 없다. 사악함을 물리친 사람은 거짓과 교만을 버렸거늘, 어찌 윤회에 떨어질 것인가? 그에게는 이미 의지하고 가까이할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에 기대고 의지하는 사람은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기대고 의지함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는 집착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다. 그는 이 세상에서 모든 편견을 쓸어버린 것이다.
청정
견해로 청정해지는 자는 없고, 견해에 매달리는 자는 이 스승 저 스승에게 달려가지만, 현자는 열정에 끌리지 않고, 세속의 것을 으뜸이라 여기지 않는다. 『으뜸가고 청정한 사람을 나는 본다. 사람이 청정해지는 것은 그 견해에 달려 있다』 이처럼 생각하는 것을 으뜸으로 알고 청정을 생각하는 사람은 견해를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해서 얻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만일 사람이 견해로 인해서 청정해질 수 있다면, 또 사람이 지식에 의해 괴로움을 버릴 수 있다면, 번뇌에 얽매인 사람이 바른길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청정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말하는 사람을 『편견이 있는 사람』 이라 부른다.